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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의 약속

추억으로가는인생 2012. 12. 11. 12:13

 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이 세상의 수 많은 약속들 중에서

가장 부질없고 무의미한 것은

연인끼리 주고 받는 사랑의 약속이다

 

그 마음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거나

영원히 사랑할 것이라거나

그런 종류의 약속들,

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

그런 소리를 듣는 사람도

그 약속이 실현될 가능성에 대한

완벽한 믿음은 갖고 있지 않을 것이다

 

새끼 손가락 걸고

사랑을 맹세하는 순간,

우리들은

'그렇게 하겠다'가 아니라

'그렇게 하고 싶다'라고 소망할 뿐이다

기대할 뿐이다

 

많이 기대하고 소망하지만,

그 마음이 깊고 끔찍하다고 해서

기대나 소망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


 그래서, 그 한없는 희망은

절망과 맞닿아 있다

 

사랑 속에 이별이 존재하고

봄 속에 겨울이 존재하는 것처럼

사랑의 약속 안에는 텅 빈 동굴과 같은

허무함이 존재한다

 

 

황경신 - 슬프지만 안녕 中。